스포츠조선

'韓육상 레전드'장재근 선수촌장의 뭉클한 고별사"진천선수촌은 엘리트체육 최후의 보루,닦달해서 미안해...여러분,사랑합니다"

전영지 기자

기사입력 2025-02-19 15:34 | 최종수정 2025-02-19 18:57


'韓육상 레전드'장재근 선수촌장의 뭉클한 고별사"진천선수촌은 엘리트체육 …
사진제공=국가대표지도자협의회

'韓육상 레전드'장재근 선수촌장의 뭉클한 고별사"진천선수촌은 엘리트체육 …
사진제공=국가대표지도자협의회

'韓육상 레전드'장재근 선수촌장의 뭉클한 고별사"진천선수촌은 엘리트체육 …
사진제공=국가대표지도자협의회

[스포츠조선 전영지 기자]"진천선수촌은 엘리트체육 '최고의 보루'이자 '최고의 산실'입니다. 2년동안 너무 행복했고, 너무 감사했습니다. 사랑합니다."

2년의 임기를 최고의 성적으로 마무리한 '대한민국 육상 레전드' 장재근 진천선수촌장(63)이 뭉클한 퇴임 인사를 전했다. 장 촌장은 19일 오후 1시 진천선수촌 챔피언하우스 대강당에서 대한체육회와 국가대표지도자협의회가 주최한 퇴임식에서 임기를 마무리하는 소회를 밝혔다. 이날 퇴임식은 지난 2년간 장 촌장과 동고동락해온 국가대표 후배 지도자들의 주도로 열렸고 대한체육회가 적극 지원에 나섰다. 진천선수촌 내 선수, 지도자, 직원들이 대강당을 가득 메운 가운데 강호석 국가대표지도자협의회 회장이 장 촌장에게 감사패와 함께 "장재근 촌장님의 헌신 덕분에 파리올림픽에서 기적 같은 성적을 거둘 수 있었다"며 "그 누구보다 선수와 지도자들을 진심으로 이해하고 배려해 주셨던 촌장님의 빈자리가 너무 클 것 같다"는 송별사를 전했다. 황희태 국가대표지도자협의회 부회장은 국대 지도자들의 사인이 담긴 태극기 선물을, 대한체육회는 지난 2년간의 추억이 담긴 사진첩 선물로 감사와 존경을 표했다. 이어 사격의 반효진, 금지현, 복싱의 오연지, 체조의 엄도현이 꽃다발을 전했다.
'韓육상 레전드'장재근 선수촌장의 뭉클한 고별사"진천선수촌은 엘리트체육 …
사진=스포츠조선 DB

'韓육상 레전드'장재근 선수촌장의 뭉클한 고별사"진천선수촌은 엘리트체육 …
사진제공=국가대표지도자협의회

'韓육상 레전드'장재근 선수촌장의 뭉클한 고별사"진천선수촌은 엘리트체육 …
항저우아시안게임 개막식 한국선수단 입장. 스포츠조선DB
장 촌장은 자타공인 대한민국 육상 레전드다. 1982년 뉴델리아시안게임, 1986년 서울아시안게임 남자육상 200m 2연패, 1985년 자카르타아시아선수권에서 20초41의 한국신기록을 세웠던 전대미문의 스프린터는 지난 2년간 진천선수촌 수장으로서 대한민국 엘리트 체육의 부흥을 이끌었다. 대한민국 2023년 3월 제26대 선수촌장으로 부임한 후 대한민국 선수단은 2022년 항저우아시안게임, 2024년 파리올림픽, 2025년 하얼빈동계아시안게임에서 역대 최고의 성적을 거뒀다. 파리올림픽에서 구기종목의 몰락으로 최악의 성적을 예상한 시점, 1976년 몬트리올 대회 이래 48년 만의 최소 선수단(144명·21개 종목)의 위기 속에 아낌없는 지원과 '원팀 코리아'의 정신으로 선수단을 하나로 묶어내며 종합순위 8위(금13, 은 9, 동10)에 오르는 저력을 보여줬다. 진천선수촌 지도자들의 사기를 진작하고, 메달 유망 선수들에 대한 '선택과 집중', 진심 어린 스포츠과학 지원을 통해 금메달 5~6개라는 당초 예상을 훌쩍 뛰어넘는 성과를 냈다. 또 하얼빈동계아시안게임에서도 일본을 제치고 중국에 이어 종합2위에 올랐고, 8년 전 삿포로 대회 때와 같은 역대 최다 금메달(금16, 은15, 동14개) 타이 기록으로 선전했다.


'韓육상 레전드'장재근 선수촌장의 뭉클한 고별사"진천선수촌은 엘리트체육 …
강호석 국가대표지도자협의회장  사진제공=국가대표지도자협의회

'韓육상 레전드'장재근 선수촌장의 뭉클한 고별사"진천선수촌은 엘리트체육 …

'韓육상 레전드'장재근 선수촌장의 뭉클한 고별사"진천선수촌은 엘리트체육 …
사진제공=국가대표지도자협의회
후배 선수, 지도자들의 갈채 속에 연단에 오른 장 촌장은 고별사라는 말에 "떠나는 건 맞지만 영원히 떠나는 게 아니다. 체육은 영원하기 때문에 잠시 자리이동을 한다 생각한다"면서 "고별사보다는 2년간 지내온 소회를 말씀드리려 한다"며 입을 열었다. "취임식 할 때 우리 선수들 훈련에 불편없이 하겠다고 이야기했는데 죄송하다. 많이 불편하게 만들었다. 많이 닦달하고 힘들게 하고 너무 괴롭힌 것같아 미안한 마음"이라는 말에 좌중에 웃음이 번졌다. "그런 닦달에 여러분이 좋은 성적으로 답해주셔서 한편으로 맘 편히 떠난다. 떠나지만 슬프지 않다. 여기 와서 여러분과 너무나 많은 정을 나눴고 정을 통해 우리 엘리트 체육이 단단해지고 좋은 모습으로 변화됐단 생각에 기쁜 마음으로 이 자리에서 내려간다"고 했다. "나는 평생 체육인이고 평생 체육을 하면서 살아온 사람이다. 언제나 여러분 곁에 있을 것"이라고 다짐했다. 선수촌 직원들의 노고도 일일이 살폈다. "뒤에서 서포트해주신 대한체육회 행정팀, 직원들 정말 고생 많으셨다. 지도자, 선수들을 우선으로 앞만 보고 달리다보니 직원들의 고민도 많았을 것이다. 헤어지는 마당에 다 좋은 추억으로 남았으면 좋겠다"고 했다.


'韓육상 레전드'장재근 선수촌장의 뭉클한 고별사"진천선수촌은 엘리트체육 …
사진제공=국가대표지도자협의회

'韓육상 레전드'장재근 선수촌장의 뭉클한 고별사"진천선수촌은 엘리트체육 …
이어 장 촌장은 국가대표 선배로서 선수, 지도자들을 향해 할 말을 했다. "좋은 성적은 내가 낸 게 아니다. 바로 여러분이 낸 것"이라면서 "여러분이 만들어낸 좋은 성적, 결과가 계속 이어져서 각 종목마다 여러분의 후배들이 이 길을 계속 걸어갈 수 있게 현재 여기 계신 여러분들이 더 노력해달라"고 당부했다. "진천선수촌은 우리 엘리트 체육 최후의 보루이고 엘리트 체육 최고의 산실"이라고 자부심을 표한 후 "세계가 어떤 시스템으로 가든 우리도 더 좋은 시스템을 따라가려 계속 노력하겠지만 우리 나름의 특장점은 분명히 있다. 우리만의 문화, 우리만의 역사를 이어가고 이끌고 가야 한다"고 힘주어 말했다. "여러분은 평범한 사람들이 아니다. 여러분은 각 분야에서 우리나라 최고라 자부하는 사람들이다. 최고라는 자부심을 마음속에 품고 거기에 걸맞게 행동하고 생각하고 앞으로도 계속 좋은 성적을 내주시길 바란다"고 말했다. "우리 엘리트는 죽지 않는다. 엘리트 체육의 죽지 않는 한페이지를 지금 여러분이 만들어 가고 있다 생각하고 거기에 맞춰서 열심히 준비해달라"는 마지막 메시지를 전했다. "저는 잠시 물러나지만 다른 자리에서 만날 날을 기대한다. 내가 여러분보다 조금은 선배다. 살면서 힘든 일 있으면 언제든 이야기해달라. 힘이 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 노력하겠다. 2년간 행복했고 감사했다. 여러분, 사랑합니다!"
전영지 기자 sky4us@sportschosun.com



:) 당신이 좋아할만한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