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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전영지 기자]"올드 벗 골드!(Old but Gol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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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스스타트 전문가' 이승훈의 뒷심 레이스는 눈부셨다. 계획이 다 있었다. 초반 후미에 웅크린 채 체력을 비축했다. 총 16바퀴중 8바퀴를 돌 때까지 20명 중 18~20위를 유지했다. 12바퀴까지 16위에 머물다 3바퀴를 남기고 8위로 순위를 바짝 끌어올렸다. 2바퀴를 남기고 선수들이 지쳤을 무렵 폭풍 스퍼트로 순식간에 3위로 치고 나가더니 마지막 바퀴를 앞두고 첫 번째 곡선주로 바깥쪽에서 전광석화처럼 선두로 올라선 후 전력질주, 역전 우승에 성공했다. '37세 철인'이 보여준 믿어지지 않는 광경, 올림픽 메달리스트, 20대 선수들을 모조리 제쳐낸 소름 돋는 막판 대역전 레이스에 팬들이 뜨겁게 환호했다.
2009년 쇼트트랙에서 스피드스케이팅으로 전향한 '장거리 레이서' 이승훈에게 매스스타트는 최적의 종목이다. 이날 레이스에서 쇼트트랙의 유려한 코너링, 장거리 선수의 지구력과 노련한 레이스 운영 능력이 어김없이 빛났다. "결승선을 앞두고 한치의 기회 있다면 잡을 수 있다"던 자신감은 사실이었다. 가장 먼저 결승선을 통과한 이승훈이 주먹을 불끈 쥐며 환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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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영지 기자 sky4us@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