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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OC 선수위원 후보 원윤종 "책임감 앞서…1년 알차게 보내겠다"

기사입력 2025-02-28 07:49

(서울=연합뉴스) 신현우 기자 =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선수위원에 도전하는 봅슬레이 원윤종이 26일 서울 송파구 올림픽회관에서 IOC 선수위원 국내 후보를 뽑는 비공개 면접에 참석하며 취재진과 인터뷰하고 있다. 2025.2.26 nowwego@yna.co.kr
(평창=연합뉴스) 서명곤 기자 = 25일 강원도 평창 슬라이딩센터에서 열린 2018 평창올림픽 봅슬레이 남자 4인승 4차 주행에서 은메달을 따낸 대한민국 원윤종-서영우-김동현-전정린 조가 환호하고 있다. 2018.2.25 seephoto@yna.co.kr
(서울=연합뉴스) 신현우 기자 =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선수위원에 도전하는 봅슬레이 원윤종이 26일 서울 송파구 올림픽회관에서 IOC 선수위원 국내 후보를 뽑는 비공개 면접에 참석하며 취재진과 인터뷰하고 있다. 2025.2.26 nowwego@yna.co.kr
한국 첫 '동계 종목 선수위원' 도전…"올림픽 메달 도전만큼의 각오로"

(서울=연합뉴스) 최송아 기자 = 내년 밀라노·코르티나담페초 동계 올림픽 기간 열리는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선수위원 선거의 한국 대표 후보로 선정된 봅슬레이의 '전설' 원윤종(39)은 올림픽 메달에 도전하는 선수와 같은 심정으로 1년을 보내겠다고 다짐했다.

27일 대한체육회 선수위원회 의결로 IOC 선수위원 선거 국내 후보자로 확정된 원윤종은 연합뉴스와의 전화 인터뷰에서 "결과를 듣고 깜짝 놀랐다. 기분이 좋기도 하지만, 책임감이 더 크게 다가온다"고 소감을 밝혔다.

그는 "다시 나라를 대표해 올림픽 현장에, 특히 이번에는 선거를 치르러 가게 될 텐데, 1년이라는 시간을 허투루 쓰면 안 된다는 마음이 크다"고 강조했다.

원윤종은 26일 대한체육회 평가위원회 심사에서 언어 수준, 후보 적합성, 올림픽 참가 경력·성적 등을 평가받은 결과 경쟁자였던 피겨 스케이팅의 차준환을 제치고 IOC 선수위원에 도전할 기회를 잡았다.

2018년 평창 동계 올림픽 때 우리나라 대표팀의 파일럿으로 4인승 은메달을 이끈 '아시아 최초의 올림픽 봅슬레이 메달리스트' 원윤종은 선수 은퇴 이후 진로를 스포츠 행정가로 정하고 국제봅슬레이스켈레톤연맹(IBSF) 선수위원회에서 활동해왔다.

원윤종은 "완벽하지는 않지만, 캐나다에서 1년 정도 거주하며 꾸준히 영어를 해왔다. 봅슬레이·스켈레톤뿐만 아니라 다양한 종목 선수들을 다지면서 네트워크를 다져왔다. 그런 것이 이번 영어 면접에서 도움이 많이 됐다"고 귀띔했다.

이어 "IOC의 개혁안인 '올림픽 어젠다 2020+5'를 많이 들여다봤고, 선수위원의 역할 등에 대해 세밀하게 공부했기에 면접에서 제 비전과 가치를 잘 전달할 수 있지 않았나 생각한다"고 자평했다.

IOC의 심사를 거쳐 선수위원 선거에 나설 최종 후보로 확정되면 원윤종은 내년 1∼2월 밀라노·코르티나담페초 동계 올림픽 기간 예정된 선거를 준비한다.

그는 "선거 규정을 우선 살펴보고, 저촉되지 않는 활동은 무엇이든지 다 하려고 한다. 다양한 대외 활동으로 선수들을 최대한 많이 만나겠다"면서 "하루에 25㎞를 걸어 다니셨다는 유승민 대한체육회장 당선인의 전략도 따르고, 시간을 알차게 쓰겠다"고 의지를 다졌다.

원윤종의 도전은 한국 최초의 '동계 종목 출신 선수위원' 탄생 여부가 달려 있어서 더욱 관심을 끈다.

IOC 위원과 같은 대우를 받으며 선수들의 목소리를 IOC에서 대변하는 선수위원은 우리나라에서 지금까지 2명이 나왔는데, 모두 하계 올림픽 종목 출신이다.

2004년 아테네 올림픽 태권도 금메달리스트 문대성이 2008년 베이징 올림픽 기간 처음으로 선수위원에 선출됐고, 아테네 올림픽 탁구 남자단식 금메달리스트인 유승민 당선인이 2016년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부터 지난해 파리 올림픽까지 활동했다.

동계 종목에서는 2002년 쇼트트랙의 전이경, 2006년 썰매 종목의 강광배가 선거에 출마한 적이 있으나 당선으로 이어지지는 않았다.

원윤종은 "오랜만에 동계 종목 후보로 선택돼 책임감이 더 크다"면서 "올림픽 메달을 따러 출전한다는 각오로 준비하려고 한다"고 힘줘 말했다.

성결대 체육교육학과에 다니던 2010년 학교에 붙은 썰매 국가대표 선발 포스터를 보고 선발전에 응시해 합격한 것을 계기로 봅슬레이 선수가 된 그는 "저는 선수를 지도하고 가르치는 데 흥미가 있는 사람이라고 생각했는데, 선수 생활을 하며 올림픽 준비 등에서 많은 어려움을 겪으면서 환경을 개선할 수 있는 위치에서 발전에 도움이 되고 싶다고 느꼈다"며 행정으로 '인생 2막'을 준비한 계기를 밝혔다.

지난해 국내에서 열린 강원 동계 청소년올림픽 때 IOC가 지정하는 '선수 롤 모델'(Athlete Role Models)로 참여한 것을 기억에 남는 경험으로 꼽은 그는 스포츠 외교력 강화, '선수 은퇴 후의 삶'에 대한 지원과 함께 "소외된 지역에 스포츠를 알리고 스포츠를 통해 삶을 개선할 수 있도록 돕는 역할도 해보고 싶다"는 포부를 드러냈다.

songa@yna.co.kr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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