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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공항=스포츠조선 박상경 기자] "안 되는 건 없더라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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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민규는 "김준형 파트너와 '하던 대로 하자'고 임했다. 아쉬움도 있지만 기대했던 만큼의 성과도 있었다. 이 기세를 계속 이어가고 싶다"고 스위스 대회를 돌아봤다. 김준형은 "경쟁 선수들과 격차가 있었지만, 충분히 따라 잡을 수 있는 수준이었다. 내년엔 더 좋은 모습을 보여드릴 수 있을 것"이라고 확신했다.
올 시즌 최고 성과는 단연 코르티나담페초에서의 SG 3위. 황민규는 "남자선수가 월드컵 SG 3위에 오른 건 이번이 처음이다. 확실히 자신감이 많이 생겼다"며 미소 지었다. 김준형도 "패럴림픽 땐 월드컵에서 만났던 선수 대다수가 출전한다. 올 시즌 4~5위권이었던 만큼, 좀더 노력한다면 포디움도 충분히 노려볼 만하다"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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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라 알파인스키 시각 부문은 비장애인 파트너가 뒤따르는 시각장애 선수에게 무선 헤드셋을 통해 코스 정보를 알려주고 함께 경기하는 종목. 최대한 속도를 내면서도 장애선수가 처지거나 코스를 이탈하지 않도록 앞서 달리는, 눈의 역할을 한다. 때문에 서로의 호흡과 신뢰가 무엇보다 중요하다. 장애인 선수와 비장애인 파트너가 합심해 결과를 만들어낸다는 점에서 '어울림'에 가장 충실한 종목이라 할 수 있다. 황민규는 지난달 동계장애인체전에선 5번째 2관왕, 7연속 금메달 위업을 달성했고, 김준형은 동계체전 최초의 '우수파트너상' 수상의 영예를 안았고, FIS 전종목 톱10 진입으로 최고의 시즌을 마무리했다. 이날 김준형을 맞이하기 위해 공항을 찾은 여자친구 임지연씨(27)는 "매번 다른 장소로 이동하고 훈련하며 꾸준히 성적을 내는 게 대단하다. 장애-비장애인이 합심해 결과를 내는 것도 정말 멋지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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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민규는 오른쪽 눈이 보이지 않고, 왼쪽 눈도 초점을 잡을 수 없는 장애를 안고 있다. 그러나 공항서 만난 그는 어렵지 않게 짐을 옮기고, 주변 도움 없이 걸었다. 그는 "아버지가 준형이처럼 직설적인 면이 있으셨다. 어릴적부터 장애에 대해 보호보다는 '너는 이렇게 해서 초점을 잡고 키워보라'며 이겨내는 법을 가르쳐주셨다. 대회 성적이 안나와 포기할까 고민할 때도 '정말 좋아하는 거라면 극복하라'는 따끔한 질책도 하셨다"며 "장애는 보호해야 하는 것이라는 생각만 갖고 있다면 이룰 수 있는 게 없다. 주변인들은 위축되고, 결국 장애인도 '장애'라는 울타리 속에 갇히게 된다. 나 자신, 우리 아이를 믿고 극복하려는 노력과 응원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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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공항=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