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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엔 수영, 겨울엔 스키…꿈 많은 장애인 슈퍼스타 김윤지

기사입력 2025-04-18 08:37

(서울=연합뉴스) 김경윤 기자 = 장애인 스포츠 스타 김윤지가 15일 서울 송파구 올림픽 공원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2025.4.15. cycl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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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뉴스) 김경윤 기자 = 장애인 스포츠 스타 김윤지가 15일 서울 송파구 올림픽 공원에서 연합뉴스와 인터뷰하고 있다. 2025.4.15. cycle@yna.co.kr
장애인전국체전 하계대회 수영 5관왕·동계대회 노르딕스키 4관왕

대학 합격에 세계선수권 우승까지…"장애는 장애가 될 수 없다"

(서울=연합뉴스) 김경윤 기자 = 장애인 스포츠 간판스타 김윤지(BDH파라스)는 동·하계 종목을 모두 뛰는 철인이다.

여름엔 수영 선수, 겨울엔 노르딕스키 선수로 활동한다.

그는 두 종목에서 모두 정점을 찍었다.

지난 2023년 전국장애인동계체육대회에서 바이애슬론·크로스컨트리 스키 4관왕에 오르며 대회 최우수선수(MVP)로 뽑힌 김윤지는 지난해 10월에 열린 전국장애인체육대회에서 수영 5관왕을 달성해 다시 대회 MVP에 선정됐다.

장애인스포츠 역사상 한 선수가 동·하계 장애인체육대회에서 모두 MVP를 거머쥔 건 처음이었다.

그는 지난 2월에 열린 전국장애인동계체육대회에서 다시 바이애슬론·크로스컨트리 스키 4관왕에 올랐다.

국내 무대는 좁았다. 김윤지는 지난달 노르웨이 트론헤임에서 열린 2025 국제스키연맹(FIS) 노르딕스키 세계선수권대회 장애인 크로스컨트리 스키 여자 좌식 스프린트에서 세계 최정상급 선수들과 경쟁해 3분4초35의 기록으로 금메달을 차지했다.

전혀 다른 두 종목에서 놀라운 성과를 낸 김윤지는 학업에도 열중해 한국체대 특수교육체육과에 합격했다.

그는 2026 밀라노·코르티나담페초 동계 패럴림픽 준비에 집중하면서 새내기 대학 생활을 즐기고 있다.

눈코 뜰 새 없이 바쁜 시간을 보내고 있는 김윤지는 20일 장애인의 날을 닷새 앞둔 지난 15일 서울 송파구 올림픽공원에서 연합뉴스와 만나 꿈을 이루는 데 주저하는 어린 장애인들에게 자신의 이야기를 들려줬다.

김윤지는 "장애는 장애가 될 수 없다"고 힘줘 말하면서 "자신의 한계를 설정하지 않고 본인이 하고 싶은 것을 과감하게 도전할 수 있는 용기를 가져라"라고 조언했다.

아울러 부모님들에게도 자녀의 한계에 선을 긋지 말아 달라고 했다.

김윤지는 "난 어머니를 닮아 외향적인 성격을 가졌다"며 "어렸을 때부터 하고 싶은 것이 많았는데, 어머니는 날 지지해주면서 많은 경험을 할 수 있도록 도와주셨다"고 말했다.

그는 "난 지금도 미래를 꿈꾼다"면서 "패럴림픽 금메달 등 선수 목표뿐만 아니라 은퇴 후엔 지도자, 교사 등 하고 싶은 것이 매우 많다. 짧은 인생인데 내가 하고 싶은 모든 것을 해야 하지 않겠나"라고 했다.

장애인들이 큰 꿈을 품을 수 있는 사회를 만들기 위해선 학교의 역할이 중요하다고도 강조했다.

그는 "난 어렸을 때부터 체육을 좋아했지만 학교 체육 수업엔 선뜻 참가하기 어려웠다"며 "현재 학교의 통합 체육 시스템은 장애인 어린이들이 포기하고 배제되는 상황에 놓이기 쉬운 환경"이라고 말했다.

이어 "장애인들은 자연스럽게 체육의 흥미를 잃게 되고 움츠러든다"고 실상을 전한 뒤 "체육은 장애인들의 삶을 윤택하게 하고 큰 도움이 될 수 있는데, 환경적인 변화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2006년 6월생인 김윤지는 선천적 이분척추증 척수수막류를 안고 태어났다.

세 살 때 재활 목적으로 수영을 시작했고 초등학교 3학년 때 선수 등록과 함께 본격적으로 운동에 입문했다.

스포츠를 좋아했던 김윤지는 쉼 없이 수영했고 체력을 키우며 장애인 수영의 간판으로 성장했다.

중학교 3학년 때인 2020년엔 노르딕스키에 발을 들여 2022년 태극마크를 달았고, 욕심이 커진 김윤지는 수영 선수 생활과 병행하며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았다.

지금은 패럴림픽 입상을 목표로 노르딕스키 훈련에 매진하고 있다.

그는 강원도 평창에서 집중 훈련을 한 뒤 7월과 8월엔 고산지대 훈련을 계획 중이다.

김윤지는 "패럴림픽에서 좋은 성적을 거둬서 세상 밖으로 나서길 주저하는 많은 어린 장애인 동생들에게 용기를 주고 싶다"고 말했다.

cycle@yna.co.kr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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