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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림픽 가는 17세 스케이터 임종언 "묵묵히 훈련하니 꿈에 도달"

기사입력 2025-04-24 10:19

(서울=연합뉴스) 김경윤 기자 = 쇼트트랙 국가대표 선발전에서 남자부 1위를 차지한 임종언이 23일 서울시 중구 웨스틴 조선 서울에서 열린 2025 빙상인의 밤 행사에서 인터뷰 후 포즈를 취하고 있다. 2025.4.23. cycle@yna.co.kr
(서울=연합뉴스) 김성민 기자 = 13일 서울 목동 아이스링크에서 열린 2025-2026시즌 쇼트트랙 국가대표 2차 선발전. 남자부 1000m 예선에서 노원고 임종언이 역주하고 있다. 2025.4.13 ksm7976@yna.co.kr
쇼트트랙 대표 선발전서 황대헌·박지원 제치고 우승…2026 올림픽 출전

1년 사이 정강이뼈 골절에 발목 골절까지…"주변 분들 덕분에 이겨내"

(서울=연합뉴스) 김경윤 기자 = 여기, 올림픽 무대 석권의 꿈을 꾸는 당돌한 고교생이 있다.

서울 노원고에 재학 중인 2007년생 스케이터 임종언이 주인공이다.

임종언은 혜성처럼 나타난 한국 쇼트트랙의 차세대 기대주다.

그는 지난 2월 캐나다 앨버타주 캘거리에서 열린 국제빙상경기연맹(ISU) 쇼트트랙 주니어 세계선수권대회 남자 1,000m, 1,500m에서 우승하며 화제를 모으더니 최근 2025-2026시즌 국가대표 선발전에선 남자부 전체 1위를 차지하는 파란을 일으켰다.

2022 베이징 동계 올림픽 금메달리스트인 황대헌(강원도청), ISU 월드투어에서 세 시즌이나 세계랭킹 1위에 오른 박지원(서울시청) 등 세계적인 스타 선수들을 모두 제쳤다.

우승 과정도 압도적이었다. 그는 첫 메달 레이스였던 1차 대회 남자 1,500m에서 경기 중반 속도를 올리는 변칙 플레이로 판을 흔들며 1위에 올랐고, 이후 출전 종목마다 금메달을 싹쓸이하면서 일찌감치 종합 우승을 확정 지었다.

국가대표 선발전 우승을 차지한 임종언은 내년 2월에 열리는 2026 밀라노·코르티나담페초 올림픽 출전권까지 거머쥐었다.

임종언은 23일 서울시 중구 웨스틴 조선 호텔에서 열린 2025 빙상인의 밤 행사에서 "아직도 올림픽에 출전한다는 사실이 실감 나지 않는다"라면서 "선발전을 마친 뒤 알아봐 주시는 분들이 생겼는데, 매우 신기하다"라며 수줍게 웃었다.

그는 "지금은 휴식을 취하면서 (올림픽 때 경쟁해야 할) 윌리엄 단지누(캐나다), 린샤오쥔(한국명 임효준·중국)의 경기 영상을 분석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이어 "단지누는 장거리 경기 운영 능력과 린샤오쥔은 단거리 인코스 주행 능력이 뛰어난데 어떻게 대처해야 할지 고민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그는 다음 달 충북 진천선수촌에 입촌해 국가대표 동료들과 함께 본격적인 올림픽 대비 집중 훈련을 시작할 예정이다.

임종언은 어린 나이에 국내 간판급 선수들을 제치고 태극 마크를 달 수 있었던 비결을 묻는 말에 "묵묵하고 꾸준하게 훈련했기 때문"이라며 "끝까지 포기하지 않았던 것이 결실로 이어진 것 같다"고 말했다.

임종언은 어린 시절 큰 부상을 연이어 겪었다.

그는 광운중학교 2학년 때 경기 중 넘어져 오른쪽 정강이뼈가 부러지는 큰 부상을 겪었다.

수술대에 오른 임종언은 약 1년 동안 스케이트를 타지 못했다.

그는 중학교 3학년 때 복귀했으나 그해 여름 훈련을 하다가 다시 왼쪽 발목이 부러졌다. 그는 또다시 반년 가까이 쉬었다.

임종언은 "포기하고 싶은 마음이 컸지만, 주변 분들과 코치님들이 용기를 불어넣어 주셨다"라며 "힘든 과정을 묵묵히 이겨내고 훈련하니 꿈에 도달한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부모님도 내 꿈을 응원해주시면서 위로해주셨다"라며 "아직 나이가 어리지만, 주변 성원에 보답할 수 있도록 내년 올림픽에서 꼭 좋은 성적을 거두겠다"고 다짐했다.

임종언은 서울 잠실초등학교 1학년 때 취미 활동으로 인라인스케이트를 탔고, 이듬해 주변의 권유로 빙상에 입문했다.

빙판 위에서도 두각을 보인 임종언은 초등학교 3학년 때 선수 생활을 시작했다. 그리고 4학년 때부터 국내 대회에서 좋은 성적을 거두기 시작했다.

그는 초등학교 5학년 때 2018 평창 동계 올림픽을 TV로 시청하면서 쇼트트랙 선수의 꿈을 키우기 시작했고, 두 번의 큰 부상을 딛고 한국 최정상의 자리에 섰다.

이제 임종언은 선망의 대상이었던 린샤오쥔, 황대헌과 한 무대에서 경쟁한다.

cycle@yna.co.kr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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