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사진제공=한국배구연맹 |
|
프로배구 대한항공은 살인적인 일정을 소화하고 있다.
대한항공은 지난 6일 삼성화재와의 2018~2019시즌 도드람 V리그 3라운드 경기를 시작으로 3~4일에 한 번씩 경기를 치르고 있다. 9일에도 우리카드를 상대했다. 휴식시간을 고려하면 사실상 2~3일에 한 경기씩 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한국배구연맹 관계자는 "7일간 3경기를 최대한 지양하고 8일간 3경기는 무리 없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대한항공은 부담이 크다. 살인일정의 스타트를 패배로 끊었고 우리카드에도 가까스로 이겼다. 먼저 2세트를 내주고 내리 3세트를 따낸 뒤 승리를 챙겼다. 이후 13일에는 선두경쟁 중인 현대캐피탈, 16일에는 OK저축은행을 안방으로 불러들여 상대해야 한다. 박기원 대한항공 감독은 "이번 라운드에선 일주일에 3경기를 치른다. 어떻게 해서든 견뎌내야 한다. 목표는 2승"이라고 밝혔다. 이어 "지난 시즌 경험이 있긴 한데 올 시즌은 분위기가 또 다르다. 힘든 선수들에게 무조건 이기자고 하는 것도 사실 무리한 부탁"이라며 혀를 내둘렀다.
이날 우리카드전에선 또 다른 변수가 발생했다. 주전 리베로 정성민이 갑작스런 허리 통증 호소로 전력에서 이탈했다. 박 감독은 "성민이가 8일 갑자기 허리가 좋지 않다고 했다. 그러나 백광현이 준비가 돼 있다. 경기감각이 떨어져 있을 뿐 수비력은 비슷하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도 "우리카드의 최근 경기력이 좋아졌다. 우리는 위험부담을 안고 공격적으로 대체하려 한다"고 전했다.
박 감독이 자신감을 보인 데는 나름 이유가 있다. '예비 FA 대어' 정지석과 베테랑 레프트 곽승석이 버티고 있기 때문이다. 정지석과 곽승석은 우리카드전에서 공격 부진을 수비로 만회해줬다. 서브 리시브 성공률도 각각 54.84%와 52.17%를 기록, 백광현(50.57%)의 어깨를 가볍게 했다. 정지석은 수비 뿐만 아니라 홀로 41득점을 폭발시킨 아가메즈(우리카드)와의 화력싸움에서 완패한 가스파리니(16득점)가 부진했던 공격에서도 제 몫을 다했다. 중요 고비마다 해결사 역할을 톡톡히 했다. 특히 트리플 크라운(서브, 블로킹, 후위공격 3득점씩) 달성에 서브 1개가 모자랐다. 곽승석도 범실을 줄이며 12득점으로 팀 승리를 견인했다.
또 '연봉 킹' 한선수도 역시 '국보급 세터'다운 모습을 보였다. 상대가 높이도 장악한 상황에서도 적극적으로 속공을 시도하며 공격의 활로를 개척해 나갔다. 1~2세트 흔들리던 팀을 안정적인 경기운영으로 3세트부터 부활시켰다.
 |
사진제공=한국배구연맹 |
|
"지옥에 다녀왔다"라며 고개를 절레절레 흔든 박 감독은 "대한항공 부임 이후 최악의 경기가 될 뻔했다. 그러나 선수들이 버텨줬다. 너무 고맙다. 역시 노련한 선수들이라 버티는 힘이 있었다"며 역전승을 격려했다. 그러면서 "선수들의 경기력이 다시 올라오리라 믿는다. 실력, 열정 모두 갖춘 선수들이다. 체력이 문제지만 1~2년 배구한 선수들도 아니니 잘 풀어가리라 믿는다"고 말했다. 또 "이날 같은 경기에서 이긴 게 좋은 약이 될 것 같다. 3라운드가 일정도 빡빡하고 어렵게 보고 있는데 이 경기를 버티면서 앞으로 리그를 운영할 힘을 얻었다. 3-0 승리도 좋지만 이 경기 같은 역전승이 좋은 약이 될 것 같다"며 웃었다.
정지석은 "이날 같은 경기는 다시 하고 싶지 않다"며 운을 뗀 뒤 "지난 삼성화재전이 끝나고 너무 분해서 잠도 안 오고 후회도 됐다. 책임감을 많이 느꼈다. 무엇보다 (진)상헌이 형이 '이런 경기를 버텨야 큰 선수가 된다'고 강조하더라. 부담은 됐지만 부담 속에서 역전하는 희열도 느꼈다"고 강조했다. 장충=김진회 기자 manu35@sportschosun.com
스포츠조선 바로가기스포츠조선 남북교류 특별페이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