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은퇴' 김연경, 흥국생명 어드바이저 맡는다 "트라이아웃도 가요"[현장 일문일답]

나유리 기자

영문보기

기사입력 2025-04-14 18:59


'은퇴' 김연경, 흥국생명 어드바이저 맡는다 "트라이아웃도 가요"[현장 …
도드람 2024~2025 V리그 시상식이 14일 오후 서울 홍은동 스위스그랜드호텔에서 열렸다. 여자부 MVP에 뽑힌 김연경을 위한 축포가 터지고 있다. 정재근 기자 cjg@sportschosun.com/2025.4.14/

[홍은동=스포츠조선 나유리 기자]'배구황제' 김연경이 정들었던 코트와 작별했다. 챔피언결정전 만장일치 MVP에 이어 정규리그도 만장일치 MVP를 수상하며 최고의 위치에서 V리그를 떠난다.

14일 서울 스위스그랜드호텔 컨벤션홀에서 도드람 2024~2025 V리그 시상식이 열렸다. 올 시즌을 마지막으로 현역 은퇴를 선언한 김연경(흥국생명 아웃사이드히터)은 여자부 만장일치 MVP를 수상했다. 기자단 선정 100%로 진행된 MVP 투표는 김연경이 전체 31표 중 31표 만장일치를 휩쓸었다. 정규리그 MVP 만장일치는 역대 3번째다. 이재영이 2018~2019시즌 1회 만장일치를 수상했고, 김연경이 2022~2023 시즌에 이어 2024~2025 두 차례 이름을 올리게 됐다.

동시에 김연경은 은퇴 시즌에 자신의 7번째(2005~2006, 2006~2007, 2007~2008, 2020~2021, 2022~2023, 2023~2024, 2024~2025) 정규리그 MVP 트로피를 품에 안았다.

올 시즌 챔피언결정전 MVP와 정규리그 MVP를 싹쓸이했다. 소속팀 흥국생명의 우승으로 최고의 마무리를 한 그는 챔피언결정전 MVP 투표에서도 31표 만장일치(역대 2호)를 기록한 바 있다.

한편 남자부 MVP는 허수봉(현대캐피탈 아포짓스파이커)이었다. 13표를 받은 허수봉은 기자단 투표에서 팀 동료인 레오(12표)를 단 1표 차이로 제치고 생애 첫 MVP를 수상했다. 비예나(KB손해보험 아포짓스파이커)는 6표를 받아 3위를 기록했다.

다음은 시상식을 마친 후 취재진과의 일문일답.

-소상 소감은.

▶챔프전 끝나고 행복한 나날들을 보내고 있다. 은퇴가 아직 실감은 안난다. 이제 시상식을 끝으로 공식 행사는 마무리 된다. 휴식을 갖게 될 것 같은데, 쉬면서 여유를 갖지 않을까. 오늘 MVP 받고 기자회견까지 할 수 있어서 제가 너무 원했던 엔딩이라 행복하다.


'은퇴' 김연경, 흥국생명 어드바이저 맡는다 "트라이아웃도 가요"[현장 …
도드람 2024~2025 V리그 시상식이 14일 오후 서울 홍은동 스위스그랜드호텔에서 열렸다. 여자부 MVP에 뽑힌 김연경이 포즈 취하고 있다. 정재근 기자 cjg@sportschosun.com/2025.4.14/

-후배들에게 잔소리를 많이 했다고 하던데, 어떤 잔소리를?

▶딱히 하나를 꼽기가 애매하다. 운동할 때도 많이 했고, 밥 먹을 때도 식탁에서 많이 이야기 하고 조언을 많이 했다. 선수들이 밥 먹고 빨리 일어나고 싶어도 제 이야기를 많이 들어줬다. 경기 하다가 과하게 몰입하다보면 안좋은 이야기도 나올 수 있고, 화날 때도 있다. 그런 것을 선수들이 잘 받아주고, 다들 이기려고 하는 게 있어서 올 시즌이 잘 마무리 된 것 같아 고맙다.

-제 2의 인생은 공부하면서 생각해보겠다고 했는데. 향후 진로는.

▶흥국생명에서는 어드바이저 역할로 구단과 같이 할 수 있는 것들을 이야기 해주셨다. 흥국생명과 함께 하면서 여러 참여를 할 것 같다. 그 외적으로는 KYK 인비테이셔널을 준비하고 있고, 그 외에는 쉬고 싶다는 생각이 있다. 쉬면서 제가 어떤 것을 진짜 하고싶은지 찾는 게 중요할 것 같다. 내 가슴을 뛰게 하는 뭔가가 어떤 걸까 찾아내는 게 중요하다.


'은퇴' 김연경, 흥국생명 어드바이저 맡는다 "트라이아웃도 가요"[현장 …
도드람 2024~2025 V리그 시상식이 14일 오후 서울 홍은동 스위스그랜드호텔에서 열렸다. MVP에 뽑힌 김연경이 수상 소감을 말하고 있다. 정재근 기자 cjg@sportschosun.com/2025.4.14/
-앞으로 다시 나오지 않을 선수라는 평가가 많다. 김연경 같은 선수를 다시 키우려면 뭐가 필요할까.

▶저같은 선수가 나왔으면 좋겠다. 저보다 더 훌륭한 선수가 나왔으면 좋겠다. 어려움도 있는 것 같다. 유소년 풀이 너무 적기도 하고, 시스템적으로도 부족한 부분들이 많다. 보완이 많이 필요해보인다. 결국 유소년이 튼튼해져야 올라오는 선수들이 잘 배울 수 있을 것 같다. 유소년 시스템을 조금 더 잘 구축해서 좋은 선수들이 많이 나왔으면 한다.

-지도자에 대한 계획도 있나.

▶지도자에 대한 관심은 항상 있다. 어릴 때부터 해보고싶다는 생각은 있었다. 아시다시피 좋은 선수가 좋은 지도자가 되는 법은 없다. 많은 공부를 해야한다. 쉬운 길이 아니라는 것도 누구보다 잘 안다. 조심스러운 부분이 있다. 그래도 현장에서 느끼는 희열감이나 이런 것들을 생각하면, 현장을 벗어나기 쉽지 않겠다는 생각을 한다. 현장 밖에서의 역할도 있을 수 있으니 여러 방면으로 보고 있다.


'은퇴' 김연경, 흥국생명 어드바이저 맡는다 "트라이아웃도 가요"[현장 …
도드람 2024~2025 V리그 시상식이 14일 오후 서울 홍은동 스위스그랜드호텔에서 열렸다. MVP에 뽑힌 허수봉, 김연경과 영플레이어상을 수상한 김다은, 한태준(왼쪽부터)이 포즈 취하고 있다. 정재근 기자 cjg@sportschosun.com/2025.4.14/
-올 시즌 해피 엔딩이었지만, 위기도 많았다. 가장 아찔했던 위기는?

▶참 많은 힘든 게 있었다. 매 시즌 힘든 게 있지만, 올 시즌도 그랬다. KOVO컵 들어가기 전만 해도, 많은 분들이 기대했지만 예선 탈락으로 인해 시즌 전 미디어데이에서 우승 후보로 거론이 되지 않았었다. 그걸 잘 버티면서 시즌을 잘 치렀다. 중간에 외국인 선수 부상도 있었는데, 그런 것들을 잘 극복해냈다. 올 시즌까지 우승을 못했으면 이건 너무 안좋은 마무리 아니었나 하는 생각을 했다. 4번의 결승을 갔는데 다 상대가 달랐다. 이번에 우승해서 다행이라 생각한다.

-그동안 계속 은퇴에 대한 고민을 했었는데 은퇴하지 않았었다. 우승하지 못하고 은퇴했으면 어땠을까.

▶은퇴를 고민 많이 하긴 했다. 작년도 그렇고, 그 전에도 계속해서 생각을 하다가. 결과적으로 시기가 언제가 좋을까라는 생각을 했다. 주위의 조언을 많이 얻었다. 작년에도 그만 하고 싶다는 생각도 크긴 했는데, 주위 도움으로 1년 더 해보자라는 생각이 들었다. 쉽지만은 않았던 것 같다. 주위에 좋은 분들이 많다.

-프로 데뷔도, 은퇴도 같은 팀에서 한다. 흥국생명은 어떤 곳인가.

▶흥국이랑 정말 많은 일들이 있었다. 처음으로 해외 진출을 보내주시기도 했지만, 막은 구단이기도 하다. 서로 관계가 좋다가도 안좋다가도, 제가 FA 때도 다른 팀을 가야되나 말아야 하나. 헤어질듯 안헤어질듯 계속 뭐가 있었다. 미운 정이 무서운 것 같다. 미운 정으로 계속 있다가 결국은 새로운 고운 정이 생겨서 남게 됐다. 고마운 팀이다. 지금 돌아보면. 새삼 좋게 보인다. 예전의 아쉬움도 있었지만, 그때는 발전되거나 오픈되지 않았던 상황이기 때문에 이해를 하기에는 조금 그렇지만(웃음), 그래도 지금은 좋은 엔딩만 남았으면 좋겠다.


'은퇴' 김연경, 흥국생명 어드바이저 맡는다 "트라이아웃도 가요"[현장 …
도드람 2024~2025 V리그 시상식이 14일 오후 서울 홍은동 스위스그랜드호텔에서 열렸다. 여자부 베스트7에 뽑힌 김연경이 수상 소감을 말하고 있다. 정재근 기자 cjg@sportschosun.com/2025.4.14/
-어드바이저는 대표팀에서도 했었는데, 흥국에서는 어떻게 하나.

▶아직 계약서는 쓰지 않았다.(웃음) 아직은 모르겠다. 팀 영입이나 외국인 선수들이나 여러 조언을 구하시지 않을까 생각한다. 계속 배구계를 떠나지 말고 있었으면 하는 바람에서 그런 제안을 해주신 것 같다. 어쩌다보니 외국인 트라이아웃도 가게 될 것 같아서 일이 커졌다.

-김연경이 흥행에 미친 영향이 컸다.

▶사실 걱정이 많이 된다. 갑자기 급격히 줄어든다고 생각은 못하겠지만, 관심도나 이런건 떨어질거라고 예상한다. KOVO에서 리그 시스템을 바꿔야하지 않을까 생각한다. 시스템이란, 외국인 선수를 늘린다던지 조금 더 많은 분들이 관심을 가질 수 있는 요소들을 생각해서 지금과는 아예 다른 것들이 필요하지 않을까. 많은 분들이 배구에 관심을 가지려면 결국 국제 경쟁력이 중요하다. 우리 대표팀 선수들이 어떻게 성장해서, LA 올림픽에 출전할 수 있을지를 봐야 한다. LA가 아닌 그 이후 올림픽까지도 생각해서 미래적으로 계획을 세워야 한다.

-기억에 남는 배구 인생 장면 몇가지를 꼽는다면.

▶어려운데, 올림픽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 올림픽은 나가본 사람만 그 느낌을 안다. 현장 분위기라던지, 세계적으로 내로라하는 선수들이 다 와서 스포츠의 축제다. 거기서 선수로서 뛰었다는 게 기억에 많이 남는다. 첫 해외 진출 했을 때와 이번 마지막 은퇴가 가장 기억에 남는다.


'은퇴' 김연경, 흥국생명 어드바이저 맡는다 "트라이아웃도 가요"[현장 …
도드람 2024~2025 V리그 시상식이 14일 오후 서울 홍은동 스위스그랜드호텔에서 열렸다. 20주년 베스트7에 선정된 리베로 임명옥, 세터 이효희, 미들블로커 양효진 정대영, 아웃사이드히터 김연경 한송이, 아포짓 황연주(왼쪽부터)가 포즈 취하고 있다. 정재근 기자 cjg@sportschosun.com/2025.4.14/
-요시하라 토모코 감독과의 인연은.

▶일본에서 선수 대 선수로 만난 적이 있다. 나이가 좀 있는 선수가 있어서 물어보니 일본에서 대단한 레전드 선수라고 하더라. 그리고 나서 감독으로 부임하셨다. 흥국생명과도 교류를 할 때 만나서 많은 이야기들을 했었다. 제가 개인 연습을 하러 일본에 가기도 했었는데 그때도 잘 챙겨주셨다. 좋은 인연으로 기억한다.

-챔프전 후에 술도 마시고, 비행기 표도 끊었다고 들었다.

▶시즌 끝나고 나서 선수들과 회식 했고, 행사들이 몇개 있어서 소화했다. 그러다보니 몸살 아닌 몸살이 왔다. 오늘 저녁에 저희가 팀 회식이 또 있다. 아마도 마무리하는 시간이다.

-국내 선수들 수준을 끌어올리려면 해외 진출을 해야 한다는 의견.

▶당연히 저는 좋다고 생각하지만, 여건이 좋지 않으면 그런 선수들을 영입해서 데려오는 것도 괜찮다. 리그 수준을 올리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구조상이나 여러 상황에서 실력도 그렇고, 우리가 나가는게 어렵다면 그런 좋은 선수들을 국내에 데리고 와서 우리 리그 수준을 높이면 나가지 않아도 올릴 수 있다.

-지금은 V리그도 연봉이 높아지고 대우가 좋아졌다.

▶그래서 더더욱 경쟁이 필요하다. 국내 선수끼리 경쟁이 안된다면, 외국 선수들과 경쟁을 통해서 동기부여를 줘야 한다. 워낙 연봉도 높아졌고, FA를 해보니 우리 여자배구 연봉이 많이 올라갔구나 싶었다. 당연히 잘하면 더 많이 연봉을 받아야하지만, 아무래도 풀이 작기 때문에 계속해서 노력을 하지 않아도 좋은 조건을 받는 선수들이 있다. 반면 노력해도 못받는 선수들이 있다. 좀 더 경쟁을 시키는게 중요할 것 같다. 그래야 리그 수준이 올라갈거라고 생각한다.

-5월 경기가 있어서 몸 관리 어떻게 할건지.

▶은퇴는 하지만 이벤트 경기가 있으니까. 그게 가장 고민이다. 적당히는 보여드려야하지 않을까. 컨디션 관리는 잘하려고 한다. 훈련도 이번주부터 하려고 한다. 5월 이벤트를 잘 마무리해야 한다고 생각하고, 세계적인 선수들을 많이 불러서 배구의 좋은 축제가 되지 않을까. 배구 좋아하시는 분들 많이 와주셨으면 좋겠다.


홍은동=나유리 기자 youll@sportschosun.com

:) 당신이 좋아할만한 뉴스